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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록

신입 프론트엔드 개발자 7개월 회고록

아침저녁으로 쌀쌀하던 6월 초를 지나 어느덧 장마가 찾아오고 더워지는 본격적인 여름에 들어섰다.

개발자로써 첫 발을 내딛은 지 어느덧 7개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의 일들을 한 번 돌아보려고 한다.

 

온보딩(21.12 ~ 22.01)

다행스럽게도 회사에서 처음 시도하는 온보딩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다. 12월에 입사한 프론트엔드 개발자 2분과 추후 나의 사수가 될 개발자 분(이하 사수)과 함께 회사에서 사용되는 기술들을 사용한 사내 게시판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4주 동안은 개인별로 각 주차마다 주어지는 과제들을 개발하였고, 4주 차 동안 진행한 프로젝트에서 가장 우수한 사람의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마지막 5주 차에 해당하는 기능을 공통으로 개발하였다.

 

Next.js, GraphQL, React-Query, Recoil, jest 등의 기술들을 사용해 볼 수 있었고 운이 좋게 우수 프로젝트로 선정되어 소정의 상품을 받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당시 부서 텔레그램방. 그리운 얼굴들이 너무나도 많다.

좋았던 점

솔직하게 말하자면 7개월 간의 회사 생활 중 가장 재밌게 개발을 했던 시기가 바로 이 시기였다. 사람들은 모두 똑똑하고 재밌고 친절했으며 사수는 참여자들에게 하나라도 더 알려주기 위해 노력했고 참여자들은 그런 열의에 동감하여 더 열심히 참여하게 되었고 서로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재밌게 개발을 진행했다. 지금은 같은 팀원이 된 함께 온보딩을 진행했던 동료들과 가끔 커피 한 잔을 하며 온보딩 할 때 정말 재밌었고 그립다고 얘기할 정도로 재밌는 시간이었다.

 

매일 아침마다 사무실 한 켠에서 프론트엔드 개발자들이 모여 진행한 업무와 겪었던 이슈와 고민들을 나누고 그날 할 일을 서로 공유하는 스탠드업 미팅 시간. 처음 접해보지만 재밌는 기술들. 모두가 본인들의 할 일을 하면서도 종종 터져나오는 유쾌한 웃음들. 정말 소중한 5주간의 시간이었다.

아쉬웠던 점

조금 더 질문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 당시에는 뭔가 물어보기보다는 직접 찾아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더 좋은 인상을 줄 것이라는 생각에 그랬던 것 같은데, 추후 같이 일하게 될 사수와 가장 가까이에 앉아 많은 것을 물어보고 배울 수 있는 기회였음에도 불구하고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있던 것이 아닌가 이 점이 가장 아쉽다.


프로젝트 참여(22.01 ~ 현재)

온보딩이 끝나갈 무렵 당시 개발 2팀이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에 속해서 업무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입사하면서 가장 경험하고 싶던 실제 서비스되는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어 매우 기뻤으나, 한편으로는 실수하면 안 된다는 생각과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함께 했던 것 같다.(지금 생각해보면 쓸데없이 실수를 무서워했던 것 같다. 고치면 되는데..)

 

약 한 달 동안은 코드 컨벤션에 맞지 않는 퍼블리싱 받은 코드를 리팩토링하며 코드 이해도를 높이는 시간을 가졌다. 잘하는 사람이 작성하는 코드를 보는 것만으로도 많이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때부터 타 부서와의 회의에도 참여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이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하나도 이해하지 못한 채 이해하는 척 끄덕끄덕하기 바빴었다. 

 

3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새로운 기능 개발을 사수와 나눠서 진행하였다. 이 때, Jira를 사용해서 해야 할 작업 카드를 만들고 담당해야 할 사람을 정해서 해당 작업의 브랜치를 만들어 작업한 후 PR을 통해 코드를 합치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하였다. 이때 받은 많은 리뷰들이 지금의 코딩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생각한다.

 

쏟아지는 무수한 리뷰...

 

4월에는 회사를 다니며 처음으로 위기를 겪었다. 당시 서버 대규모 업데이트에 따라서 프론트엔드에서 사용하는 쿼리에 업데이트된 내용을 반영해야 했었다. 그때, 각 쿼리가 의미하는 바를 정확히 알지 못하고 무지성으로 사용했었기 때문에 단순히 변경된 속성명만 반영해서 작업을 진행했었다. 하지만 실행을 해보니 아뿔싸.. 이전과 같은 데이터를 불러오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나로 인해 사수뿐만 아니라 팀장님까지 붙어서 작업을 진행해야 했었고 일정이 1~2주 정도 미뤄졌었던 기억이 난다.

 

5월에는 사수의 이직이 확정이 되고 거의 대부분의 개발을 홀로 진행하기 시작하였다. 새로운 기능들을 전적으로 맡아서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나름 자부심도 느꼈지만, 한 편으로는 사수가 이전과 같이 코드 리뷰와 같은 피드백을 주지 않아 조금은 아쉬웠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의견을 구했어야 하지 않는 후회도 든다. 그래도 사수의 코드에서 개선점을 찾아 고치고, 다른 부서에서도 믿고 맡겨주는 느낌을 받아 뿌듯함을 많이 느꼈다. 같은 시기에 관리자 페이지를 담당하던 개발자가 퇴사를 함에 따라 유일하게 팀에서 남게 된 프론트엔드 개발자로써 서비스되고 있는 프로젝트에 모든 프론트엔드 작업을 홀로 맡게 되었다. 일에 대한 욕심이 있었기 때문에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6월에 대참사를 맞이하게 된다.

 

대망의 6월. 셋째 주 까지 정말 매일 정신없는 하루를 보냈다. 개발해야 하는 많은 기능들, 일정에 맞추기 급급하다 보니 지저분해 지는 코드, 터지는 이슈, 그 와중에 해결해야 하는 관리자 페이지... 야근의 야근. 휴일 출근. 매우 정신없는 나날들을 보냈다. 능력에 비해 욕심이 과하면 어떻게 되는지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고, 아직은 무언가를 관리하기에는 많이 이르다는 생각을 했다. 차라리 못할 것 같다면 미리 말을 해서 일정 조정을 하던지, 추가 인력을 요청했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결국 해당 기능 개발 건이 종료된 이후 함께 온보딩을 진행했던 개발자분들이 팀에 합류하게 되었고, 지금까지 함께 작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좋았던 점

백엔드 개발자, 디자이너, 기획팀과 협업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던 점, 실제 회의 때 내 의견을 반영시킬 수 있었다는 점, 내 손으로 기능들을 개발했다는 뿌듯함을 뽑을 수 있겠다. 중간 중간 겪었던 몇몇 어려움들도 있었지만 극복해나가는 경험 또한 성장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아쉬웠던 점

나의 한계점을 알 수 있었다. 내 생각보다 기능 개발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개발을 했다고 하더라도 많은 이슈들을 마주하게 되었다. 그리고 일정에 쫓기다 보니 생각 없이 개발을 한 점이 아쉽다. 기술적 부채가 있어도 일단 기능이 되어야 하니 덮어두고 넘어가고 이런 것들이 하나 둘 쌓이다 보니 6월에 그 야단을 겪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일에 대한 욕심을 줄여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많은 일을 맡아서 척척 해내는 모습을 상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기에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명확히 나눠서 진행해야 겠다는 것을 배웠다.

 

나는 개인적으로 나 자신이 다른 사람과 소통에 열려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그렇지 않은 모습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예민해져서, 라고 스스로 변명하고 있기는 하다.) 다른 개발자들이 팀에 참여하였을 때 개선을 위한 아이디어를 내면 우선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고 거부하는 태도를 보인 것 같아 그들에게 미안함을 느끼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조금 더 나아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나 자신은 아직 신입 개발자이고 보잘것없음에도 혼자서 프로젝트에 여러 부분을 진행하고 있다 보니 어느덧 자만심과 오만함으로 이어졌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기 위해 부단히 마인드 컨트롤을 하고 있다.

 

그리고 외적으로, 개인적인 시간을 많이 갖지 못해서 아쉬웠다. 공부나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고 싶었으나 바쁘고 피곤하다는 핑계로 남는 시간을 제대로 못 쓴 것 같다.


앞으로

지금 적은 일보다 더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이렇게 시간이 지나고 글로 적으려니까 잘 생각이 안 나는 것 같아 아쉽다. 그래도 적어놓고 보니 꽤 많은 것을 진행했으며 그래도 조금은 성장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회사는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출시가 어느 정도 진행됬고 다음 단계를 위해 준비하는 기간에 접어들었다. 앞으로는 다음과 같은 부분에 대해서 조금 더 신경 쓰려고 한다.

  1.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명확히 분리하기. 대신, 확실한 근거를 들어야 한다. 자유로운 회사이지만 업무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확실한 근거가 필요하다. 이 근거가 무엇인지는 조금 더 노력을 해야 하지만 적어도 진행하고 있는 일에 대해 좀 더 세부적으로 파악해야겠다.
  2. 왜 그렇게 코드를 작성했는지 다시 확인하기. 어느 순간부터 기능을 개발할 때 생각을 하지 않고 이전에 해왔던 일들을 관성처럼 수행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앞으로는 조금 더 내가 코드를 짠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다시 협업을 하게 된 만큼 조금 더 팀원들과의 의사소통을 많이 하려고 한다.
  3. 2번의 후속 이유인데, 기초를 다시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드를 작성했는데 왜인지를 설명 못한다면 그것은 모르고 짠 코드이다. 내가 짠 코드가 아니라 기존에 있던 코드의 편린일 뿐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6월 초부터 다시 자바스크립트 기초부터 쭉 다시 살펴보고 있고 더 나아가 네트워크 등과 같이 기초 CS 지식에 대해서도 한 번 더 점검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추후 직장을 위해서라도.)
  4. 퇴근 후의 시간을 조금 더 잘 써보려고 한다. 이전까지는 퇴근하고도 회사에서 한 일들을 정리하거나 미처 못다 한 일들을 하는 등 개인 시간도 회사 업무로 사용했던 적이 많았다. 그로 인한 피로로 인해 정작 하고 싶은 일들이나 해야만 하는 일들을 미뤄왔었다. 회사에서 안 좋았거나 피곤한 일은 회사에 두고 퇴근한 이후 나의 삶을 조금 더 누려야겠다. 

 

이렇게 6개월을 작성하고 보니 지금 느끼고 있는 약간의 권태감과 번아웃 증상이 조금은 나아진 것 같다. 오히려 다시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현재 회사에 있을지, 다른 회사에 갈지는 모르겠지만, 지나간 경험에서 배우고 앞으로는 조금 더 여유로운 마음으로 일을 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부디, 나중에 내가 이 회고를 보면서 웃으면서 보고 있기를 바란다.(후회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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